[감상] 음악/[감상] 고전음악

질주하는 슬픔 - 모차르트 교향곡 40번 K.550 g단조

한가락 2025. 1. 5. 23:14
반응형

모차르트는 1756년 1월 27일에 태어나 1791년 12월 5일에 사망하였다.

 

36년도 살지 못하고 요절한 것이다.

 

하지만 그는 공식적인 작품번호가 626을 넘도록 수많은 명곡을 작곡했고, 죽음 후에는 그 시신의 위치도 찾지 못하는 곳에서 영면하고 있다.

 

음악사에 있어 가장 미스터리 한 죽음이 아닐 수 없다.

 

모차르트는 25살인 1781년에 고향인 잘츠부르크를 떠나 비엔나에 정착하고, 그다음 해인 1782년에 26살의 나이로 콘스탄체와 결혼을 한다.

 

모차르트는 비엔나에 정착하기 전까지 무려 34곡의 교향곡을 작곡했으나, 비엔나에 정착하고 사망하기까지 10년 동안 딱 6곡의 교향곡만을 작곡하였다.

 

평생 40곡이 넘는 교향곡을 작곡하였으나 단조로 된 곡은 딱 2곡 밖에 없고, 두 곡 모두 공교롭게도 g단조(사단조)로 되어있다.

 

하나는 작은 g단조라고 하는 교향곡 25번 K.183이고, 다른 하나가 교향곡 40번 K.550이다.

 

  • 교향곡 34번 작곡: (K.338) 1780년 8월 29일
  • 비엔나 정착: 1781년
  • 결혼: 1782 8월 4일
  • 교향곡 35번 (K.385) 작곡: 1782년
  • 교향곡 36번 (K.425) 작곡: 1783년 말
  • 교향곡 37번 (K.444, 425a): 실제로는 미하엘 하이든의 교향곡 25번이며, 모차르트는 하이든의 교향곡에 간략한 음악소개만 추가하였다. 따라서 현재는 모차르트의 교향곡으로 여겨지지 않고 있다.
  • 교향곡 38번 (K.504): 1786년 말 작곡
  • 교향곡 39번 (K.543): 1788년 6월 26일
  • 교향곡 40번 (K.550): 1788년 7월 25일
  • 교향곡 41번 (K.551): 1788년 8월 10일

 

 

마지막 3대 교향곡인 39번 E-flat 장조, 40번 G단조, 41번 C장조는 작곡 날짜를 보면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이 장대하고, 위대하고 완벽한 교향곡들이 불과 1개월 보름만에 작곡된 것이다.

 

모차르트 교향곡 40번 g단조, K.550번은 내가 처음으로 돈을 주고 구입한 모차르트 음반이지만, 가장 먼저 접한 교향곡은 아니다.

 

중학교 음악시간 때 소개받은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처음 접한 나는 교향곡이란 약 1시간이 넘는 분량이고, 마지막에 노래가 나오는 음악의 종류로 잘못되게 인식하고 있었다.

 

게다가 합창교향곡은 테입으로 구입했었고, 그 후에 구입한 모차르트 교향곡 40번은 LP판으로 구입했었다.

 

어렸던 당시에 LP판을 제대로 잘 다루지 못하여 LP판에는 많은 스크래치가 생겼고 음악을 들을 때마다 틱틱 거리는 잡음이 듣기 싫어서 이 음악, 이 앨범이 담고 있는 그 아름다움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합창 교향곡과 달리 30분 만에 끝나고, 뒷부분에서 노래도 나오지 않는 조금 이상한 교향곡(?)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처음으로 내 돈을 주고 신중히 구입한 LP판이 주는 신기하고 소중한 느낌에 뭔지도 모르고 그닥 마음에 들지도 않았지만 모차르트 교향곡 40번 g단조를 계속 듣고 또 들었다. 당시에 구입했던 앨범은 카를 뵘 지휘, 비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연주의 모차르트 교향곡 40번과 41번이 수록된 것이었다.

 

카를뵘, 비엔나 필하모닉 모차르트 교향곡 40번, 41번

 

그렇게 계속 듣던 어느날 아침 불현듯 이 교향곡의 1악장 서주가 내 마음을 파고 들어왔다.

 

그 유명한 멜로디, 그 질주하는 듯한 1악장의 주 멜로디, '따라라 따라라 따라 따단!'이 나오기 전에 약 0.5초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아주 작게 읊조리는 듯한 그 전주가 귀를 통해 내 마음에 스며든 것이다. '따라라라라'

 

그렇게 나는 모차르트의 매력에 빠져들었고, 이 곡은 나의 최애 교향곡 중의 하나가 되었다.


 

 

1981년에 86세의 나이로 타계한 카를 뵘은 모차르트에 일가견이 있는 지휘자로써 스승인 브루노 발터도 역시 모차르트 스페셜리스트로 명성이 높았다.

 

카를 뵘의 모차르트에 대한 사랑은 그의 아래와 같은 고백에서 강하게 느낄 수 있다.

 

만약 길을 가다 베토벤을 만나면 모자를 벗어 정중히 예를 표할 것이다.
그러나 만약 모차르트를 만난다면 그 자리에서 기절할 것이다.

 

 

슈베르트는 이곡을 들으며 아래처럼 탄식했다고 전해진다.

 

천사가 이 가운데에서 노래하고 있는 것을 들을 수 있다.

 

 

1악장의 질주하는 우수, 2악장의 비애, 3악장의 살짝 달콤한 듯 하지만 불안한 춤사위, 4악장은 모차르트 음악 중 가장 격정적인 감정이 느껴지는 듯하다. Allegro assai.

 

고전 중의 고전이라고 하는 모차르트의 3대 교향곡 중 유일한 단조인 40번 교향곡, K.550 g단조, 그 우수와 격정의 멜로디에 취하기를 권해본다.

반응형